"알기쉬운 컴퓨터 이야기"[17] - 키보드(3)

2주만에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키보드 중에서 토글 키(toggle key)에 관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토글 키란 키보드 상의 어떤 특정한 키를 가리키는 말이기 보다, 오히려 그러한 성질을 갖는 키들을 말하는데요, 즉, 한번 누르면 어떤 상태가 셋팅되고, 다시 한번 누르면 그 상태가 해제되는 식으로 동작하는 키들은 모두 토글 키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에 해당하는 키들로는 키보드의 제일 아래 줄에 있는 한/영 키가 있는데, 한번 누르면 한글입력 모드가 되고 다시 한번 누르면 영문입력모드로 변환하기 때문이죠.

또, 위에서 4번째 줄 좌측에 캡스 락 키가 있는데요, 대문자만을 계속해서 입력해야하는 경우에, 이 키를 한번 누르면 시프트 키를 계속 누른 채 다른 키를 같이 눌러야 하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주는 키입니다만, 캡스 락 키를 한번 누르면 대문자만을 입력할 수 있는 상태가 되고, 다시 한번 누르면, 이 상태가 해제되는 형태로 동작하는 것이죠.

토글 키는 이외에도, 넘락 키와 스크롤 락 키가 있지만, 이 보다 훨씬 더 자주 쓰이는 토글 키로는 워드프로세서에서 문자열을 삽입하려고 할 때 사용하는 인서트 키 즉 삽입키를 들 수 있습니다. 즉, 어떤 글자들 사이에 커서가 있을 때, 새로운 글자를 삽입하고자 하면 이 삽입키를 누른 다음 글자를 쳐보세요. 그 뒤에 있는 글자들이 계속해서 오른 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문서를 작성하면 기존의 내용의 맨 앞이나 중간 그리고 맨 끝을 막론하고, 그 곳에 새로운 내용을 쉽게 추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제까지 말씀드린 토글 키들은 미국에서 PC를 개발할 때부터 하드웨어 적으로 만들어 놓은 토글 키라 할 수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 즉 소프트웨어 적으로 토글 키를 설정할 수도 있는데요, 여러 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워드프로세서, 즉 아래아 한글에서는 한글과 영문을 전환할 때 키보드 상의 한/영 키를 쓰는 대신에, 시프트 키를 누른 상태에서 스페이스 바를 한번 누르면 한글과 다시 한번 누르면 영문으로 전환됩니다. 이것은 오직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이나 통신 프로그램인 '이야기' 등에서만 그렇게 동작이 되는데요, 이런 경우가 바로 소프트웨어 상에서 지원되는 토글 키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시프트 키를 누른 상태에서 스페이스를 눌러보았자 그런 동작을 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한가지 의문을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래아 한글이나 이야기에서는 왜 키보드 상의 한/영 키를 쓰지 않고, 이렇게 별도의 키를 지정해서 사용하는가? 또, 한글을 한자로 변환하고자 할 때에도, 키보드 상에 분명히 '한자'라는 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신에 기능키 F9을 쓰는 이유는 왜일까? 한번들 생각해 보셨어요?

네, 그건요. '아래아 한글'이나 '이야기' 프로그램이 외국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2주전에 키보드의 키 개수에 대해 말씀드릴 때,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렸죠? 한/영 키와 한자 키는 원래 달려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컴퓨터에만 추가해서 만든 거라는 얘기요. 기억 나세요?

만약 누군가가 미국에 이민을 가거나 유학을 가서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쓰려고 할 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PC를 현지에서 구입하더라도, 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시프트나 스페이스 바 그리고 기능키는 전세계 어느나라에서 생산되는 키보드에도 다 있거든요. 오늘은 키보드에서 토글 키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내용은 1997년 11월 6일에 방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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