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컴퓨터 이야기"[16] - 키보드(2)

지난주에 이어 계속 키보드에 관한 얘기입니다. 여러분 키보드에 키가 총 몇 개나 되는지 혹시 아시나요?

원래 IBM에서 AT급 PC를 만들었을 때에는 101개였어요. 그래서 그것을 101키보드라 불렀죠. 101키보드는 얼마전 윈도우95가 나오기 전까지 PC 키보드의 표준이었는데, 윈도우95 이후 마우스로 시작버튼을 누르는 것을 대신하는 키 2개와 마우스 오른쪽버튼에 해당하는 키 1개가 추가되어 104키보드가 표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미국에서의 얘기구요, 한국에서는 여기에다 한자로 변환하는 키 1개와 한글과 영문 전환키 1개가 더 추가되어 106키가 쓰이고 있습니다. 키보드를 첨보는 사람은 백개도 넘는 키의 개수에 기가 질려서 컴퓨터를 배우려는 생각이 싹 가시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도 각각의 용도와 규칙이 있어서 생각만큼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이 시간에 키보드의 각 키 하나하나의 용도를 여러분께 설명 드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테니까, 그 중에서 독특하게 쓰이는 몇 가지만을 말씀드려 보도록 하죠. 먼저 '쉬프트 키'에 대해서입니다. Shift는 '바꾼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PC는 처음에 전원을 켜면 기본적으로 영문 소문자가 나오도록 조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항상 소문자만 쳐지는데, 이때 쉬프트 키를 누른 상태에서 다른 키를 누르면 대문자로 입력되도록 해 줍니다. 한글의 경우에는 쌍비읍, 쌍지읒 등 복자음이나 복모음을 치려 고할 때 쉬프트 키를 이용하면 됩니다.

또, 키보드의 두 번째 줄에 위치하고 있는 숫자 키들에는 느낌표나 달러사인 등 각종 기호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입력하고자 할 때에도 쉬프트 키를 함께 눌러야 합니다. 결국 쉬프트 키는 모든 글자들에게 각각 하나씩의 키를 배당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개수가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죠. 자세히 보면 쉬프트 키는 왼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엔터 키 바로 아래 또 하나가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어떤 쉬프트 키를 누르나 그 효과는 같습니다.

다음은 '한자'라고 씌어진 키입니다. 제일 아랫줄에 위치하고 있죠? 이 키는 컴퓨터에 한자를 입력하려고 할 때 사용되는데, 한글이나 영문이 각 자모나 알파벳에 따라 키가 할당되어 있는데 반해, 한자의 경우에는 그렇게 할 수 없겠죠? 워낙 글자 수가 많고 자모나 알파벳과 같이 기본글자들을 조합해서 만드는 글자체계가 아니라서 그런거죠. 그래서, 한자는 우선 그 음에 해당하는 한글을 쳐놓은 다음 한자 키를 그때마다 눌러서 한 글자 한 글자 치환해 가는 방식으로 입력하게 됩니다. 굉장히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가는 일임에 틀림이 없는데요. 이 기회에 이 방송 들으시는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부탁은 회사의 경쟁력을 생각하신다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한자가 섞인 문서를 요구하지 말자'는 겁니다.

왠지는 이제 아셨죠? 다음 주에 다시 뵙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내용은 1997년 10월 23일에 방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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