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컴퓨터 이야기"[15] - 키보드(1)

이제까지 여러분들에게 PC의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와 기억장치에 대해 쭉 설명을 드렸는데요, 오늘부턴, 입출력장치로 넘어갑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와 의사소통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거나 또는 글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특수한 장치를 통해 우리의 뜻을 전달해야만 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입력장치와 출력장치인데, 우선 입력장치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입력장치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키보드라고 할 수 있는데, 길쭉한 판에 수없이 많은 단추가 달려 있죠, 각 단추에는 영문자나 한글 그리고 숫자들이 씌여있구요. 이 단추 하나하나를 영어로 '키'라고 하고, 이런 키들을 판위에 모아놓은 것을 키보드라고 부릅니다. 키보드는 우리가 원하는 글자를 입력하고자할 때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A'라는 글자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싶으면, 키보드에서 'A'자가 씌여진 키를 골라서 가볍게 눌러주면 되는거죠. 이건 초보자에게 조차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키보드에 있는 키가 100개도 더된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보자는 어느글자가 어디있는지를 찾는데만도 한참 걸리겠죠. 어떤 분들은 '왜, 글자들이 순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배열되어 있느냐'면서 불평을 하시기도 해요.

그렇지만 키보드에 있는 자판 배열순서는, 나름대로 고도의 연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상태로 배열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얘기는 한글의 경우에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영문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불합리하게 배열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키보드 배열방식을 '쿼티'자판이라고 하는데요, QWERTY라는 스펠링을 갖는 단어를 쓰구요, 무슨 뜻이냐구요? 여러분들의 키보드를 한번 슬쩍보세요. 맨 윗줄에 F1부터 F12까지 기능키의 배열이 있구, 그 다음줄엔 숫자들이, 세 번째 줄에 비로소 영문자 배열이 있는데, 그 줄을 보면 그 배열이 Q, W, E, R, T, Y 순서로 되어있지요? 그래서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할 때, 미국사람들은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키보드 자판배열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구나'하는 것을 느끼실거예요. 여긴엔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원래 키보드의 자판배열은 옛날부터 사용되던 수동타자기의 배열과 꼭 같거든요. 기억이 나실는지 모르지만, 수동타자기의 원리는 키를 누르면 그에 해당하는 활자가 움직여서, 리본을 때려주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쟎아요? 그런데, 아주 능숙하게 타자를 치는 사람이 굉장히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면, 먼처 쳤던 글자의 활자가 미처 되돌아오기도 전에 다음 활자가 도착해서, 몇 개의 활자들이 서로 엉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곤 했다는 거예요. 그래 생각 끝에, 사용빈도가 높은 문자들을 오히려 손가락이 닿기 어려운 쪽에 뒤죽박죽 섞어 놓아서, 타자를 빨리칠 수 없도록 개악(改惡)했다는 겁니다.

근데, 그게 이젠 습관이 돼서 활자의 움직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컴퓨터 자판배열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키보드 자판 배열에 얽힌 얘기 드렸는데, 다음 주에도 키보드 얘기 더 준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내용은 1997년 10월 16일에 방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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