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컴퓨터 이야기"[8] - 메모리

오늘은 컴퓨터에서 프로세서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메모리'에 관한 얘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메모리'라는 말은 기억장치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원하는 작업을 컴퓨터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처리대상의 내용이나 또는 처리 결과를 잠시 기억하고 있어야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이때 메모리가 사용됩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 메모리라고 하면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를 의미하지만, 가장 좁은 의미로는 '메인메모리(main memory)'를 가리킵니다. 우리말로는 주기억장치라고 번역할 수 있죠. 이 메인메모리는, 프로세서처럼 전자소자로 만들어져 있고 기억할 내용이 전기적인 신호로 저장되기 때문에, 하드디스크나 디스켓을 이용하는 것보다 속도가 매우 빠른데요, 바로 이 빠른 속도때문에 메모리가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사용되는 겁니다.

메인메모리를 다른 말로는 영문 대문자 RAM 이라고 쓰고, '램'이라고 발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Random Access Memory의 약자입니다. 그러니까 메인메모리, 메모리, RAM 또는 주기억장치 등 어떤 용어가 쓰이더라도 모두 같은 뜻이라는 것, 기억해 두셔야겠습니다.

메모리에는 새로운 정보를 기록할 수도 있고, 기억되어 있는 내용을 필요에 따라 읽어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통해 어떤 일을 수행한다면, 그것은 곧 메모리라는 기억공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 메모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하려면, 책상이 필요하죠? 메모리는 바로 이 책상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 어떤 직원이 출장결의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처리하려고 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처음엔 깨끗이 비워져 있는 책상에 출장결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하나 하나 펼쳐놓게 되는데요, 우선 출장결의서 양식, 교통비 산출을 위한 열차시각표 책자, 그리고 경우에 따라 회사의 규정집이 필요할 수도 있겠죠. 어쨌든 이것들을 한꺼번에 책상 위에 펼쳐놓고서, 필요할 때마다 그 책자들에서 정보를 얻어 일을 하게 되는데, 이때 그 직원을 프로세서라고 한다면, 작업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책상이 바로 메모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것은 깨끗이 비워져 있는 책상도 메모리라고 부를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메모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그 일에 필요한 각종 정보, 즉 아까 예를 들었던 대로 어떤 일에 필요한 관련 서적들이 펼쳐져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대개 사무실에 있는 책상의 크기는 몇 개의 서적을 한꺼번에 펼쳐 놓을 수 있는 적당한 크기라서 별 문제가 없지만, 만약 책 한 권을 겨우 펼쳐 놓을 수 만한, 작은 크기라고 가정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사규와 열차시각표 그리고 출장결의서를 한번에 펼쳐 놓을 수가 없고, 이것들을 책상에 번갈아 가면서 펼쳤다 닫았다하며 작업을 해야겠지요? 작업이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아마도 한번에 이 모두를 펼쳐놓고 작업하는 경우보다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릴 겁니다. 여러분들도 자기 책상이 작아서 불편한 작업, 즉 이것 저것 많은 참고자료가 필요한 작업을 할때, 널찍한 회의용 탁자에서 작업을 하시는 경우, 간혹 있으시쟎아요?

메모리의 크기가 컴퓨터의 전체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질문을 가끔 받는데, 조금전 책상크기에 관한 얘기로 이미 설명된 게 아닐까요? 다음 주에 메모리 얘기, 계속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내용은 1997년 8월 18일에 방송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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